어제 발레를 그만 두었다.
한달 동안 널 픽업해서 가느라 아빠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ㅜㅜ
어제도 친구 태연이와 간신히 무용학원까진 같이 갔지만
결국 수업 도중에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부랴부랴 몸이 무거운 엄마까지 나타나서 대책을 논의했다.
설득과 회유에도 결국 다현이는 발레 거부 선언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아- 이번에도 한달만에 끝이구나...
그러다 우리 부부는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 엄마들로부터 약간의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둘째가 생길때 아이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는다는 것이다.
어른들에겐 가족이 한 명 더 늘어난다는 것 쯤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겐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생일대의 변화라는 것이다.
친구 태연이에게 무심코 물었다가 받은 대답이 되살아났다.
"태연아 동생 생기니까 좋지?"
"아뇨, 엄마 사랑이 조금 줄어드는 것 같아요."
온전한 사랑을 나눠야 된다는 것.
자신이 전부였던 세상을 양분해야 된다는 것.
아이들에게 그것보다 더 무시무시하고 겁나는 일이 더 뭐가 있을까.
다현이가 요즘 툭 하면 짜증을 내고,
툭 하면 울었던 이유가 혹시 이것 때문은 아닌지 조심스러워졌다.
부모가 된다는 건 어렵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인 것 같다.
그 옛날 봤던 베티블루란 영화에서 주인공이 아빠가 된다고 선언했을 때 한 노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빠가 된다는 건 21세기에도 남아있는 마지막 모험이라고.. 행운을 비내 위대한 탐험가여~~
하하하
< 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