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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가훈

다현이는 첫번째 질풍노도의 시기에 들어섰다. 

조금만 자기와 맞지 않으면 짜증을 부리다 끝내 울음을 터트린다.

바늘을 향해 부풀어 오르는 풍선처럼 그런 다현이를 보고 있으면 조마조마하다. 

이럴땐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지? 

책이나 주위에서 노하우를 주워 듣기도 했지만, 이론과 실재는 다른 것 같다. 

그런 다현이에 대한 나의 태도는 관망이다.  

아내는 둘째 때문에 어찌 손을 쓸 수 없고,

나는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실은 무얼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모두 다현이가 커가는 과정이고, 스스로 잘 극복하리라 믿지만... 


옛날 친구들 집에 가면 가끔 가훈이라는 게 걸려 있었다. 

멋진 액자에 넣어서 꼬불꼬불한 붓글씨로 쓰여 있던 가훈이 당시에는 꽤나 멋있어 보였다. 

우리 집은 한 번도 가훈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아버지는 그런 걸 액자에 걸어놓을 정도로 자식들 교육에 관심이 있지 않았고, 

어머니는 그저 다섯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느라 바빴다. 

그 시절 나도 크면 멋진 가훈을 만들어서 집에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때의 언젠가가 이제는 현재가 됐다.  

며칠 전 잠을 뒤척이다가 가훈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이야기... 문득 세 단어가 떠올랐다. 

믿음, 희망, 용기.

써 놓고 보니 교회에서 쓰는 말 같다. 

믿음, 희망, 용기... 

부단 이건 다현이와 예쁜이를 위한 것 같지는 않다. 

아빠인 나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져보지 못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믿음, 희망, 용기...

너를 믿고, 

잘 되리라는 희망으로,

용기를 내자꾸나.



< 정의를 위해 싸우는 미니특공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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