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유튜브에서 다큐를 보았다.
몇 년전 수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던 풀빵엄마란 다큐였다.
보고 있는 데 눈시울이 붉어진다.
삶과 죽음은 종이 한장을 경계에 두고 있는 것 처럼 멀지 않다.
무수한 권력도 죽음 앞에선 모래알처럼 무기력할 뿐이다.
죽음만이 인생의 유일한 진실이다.
며칠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이란 곳에 가봤다.
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갑자기 눈 앞이 빙그르르 돌았다.
간신히 버스에서 내렸지만 더는 어찌하지 못하고 그자리에 주저 앉았다.
당혹스러웠다.
속을 몇 번을 게워내고 119에 전화를 걸어 구급차를 불렀다.
흔들리는 구급차 안에서도 계속 같은 생각 뿐이었다.
내가 왜 이러지...
응급실 도착해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며 지리하게 수액 한 통을 맞고 있는데 검사 결과가 나왔다.
별다른 징후는 없음.
간호사가 수액을 빼며 말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렇게 한 차례 쉬어가는 거죠.'
일상은 빠르게에 계속 불안이 자리잡았다.
다음날 아침, 아내가 인터넷에서 주문했다며 공진환이란 걸 내밀었고 나는 군말 없이 환을 삼켰다.
일상은 빠르게 회복되어 그날 일은 거짓말 처럼 잊어버렸지만,
마음 한구석에 계속 불안이 자리잡았다.
집에 오는데 다현이가 자신은 커서 파란 맹맹이랑 결혼 할거라며 다부지게 말한다.
'아빠는 다현이가 파란 맹맹이란 결혼하면 슬플거야'
'왜?'
'파란 맹맹이보다 더 멋진 사람이 많을 거거든. 다현이가 더 멋진 사람이랑 결혼했으면 좋겠으니까.'
한참을 생각하던 다현이가 묻는다.
'내가 결혼할때 되면 엄마 아빠는 죽어?'
나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졌다.
'아니 아빠랑 엄마는 벽에 똥칠 할때까지 오래 살거야.'
죽음이 내 코앞으로 달려온다면 수백 수천 억의 돈 보다도 다현이와 아내 얼굴이 제일 먼저 그리울것 것이다. 오래 살아야 겠다.
삶에 이렇게 미련이 남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건강할 수만 있다면 다 된 것이다. 정말 그게 전부인 것이다.